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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24시] 516명 한국의 요코타 메구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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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386회 작성일 21-11-19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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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24시] 516명 한국의 요코타 메구미들 

  • 신윤재 기자
  • 입력 : 2021.11.17 00:05:01   수정 :2021.11.17 15:5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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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해야 해, 모두 기다리고 있으니까."

지난 15일은 요코타 메구미가 북한 공작원에게 납치된 지 44년째 되는 날이었다. 기자회견에서 아흔에 가까운 메구미의 어머니는 딸의 귀환에 대한 실낱같은 희망을 놓지 않는 모습이었다.

일본인 납북자 문제는 2002년 북·일 정상회담 때 김정일 위원장이 고이즈미 총리에게 납치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하면서 공식화됐다. 북한은 납북자들을 돌려보냈지만 메구미를 포함한 일부는 입북한 적이 없거나 사망한 상태라고 통보했다. 이로 인한 파장은 거셌다. 특히 납치 당시 중학생이던 메구미의 존재는 일본인들의 감정을 강하게 자극했다. 막바지 단계에 있던 북·일 국교 정상화 교섭도 무산됐다. 이후 납북자 문제는 일본에서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됐다. 일본 총리들은 취임 때뿐 아니라 틈날 때마다 납치 문제 해결을 내세워 왔다. 아베 전 총리는 납치 문제 덕에 총리가 됐고 스가 전 총리, 기시다 현 총리도 취임과 동시에 납치 문제를 최중요 국정과제로 강조해 왔다.

북한의 일본인 납치는 분명 다른 나라 국민의 인권을 무참히 짓밟은 범죄다. 딸이 보고 싶다며 눈물을 흘리는 메구미 어머니의 모습에 안타까운 감정이 드는 건 당연하다. 한편으로 이 문제에 대한 일본 정치권과 여론의 반응을 보고 있으면 그들이 과거 우리에게 저질렀던 만행에 대해선 반성에 왜 그리 인색한지 의구심도 교차한다. 하지만 더 큰 의문은 왜 우리는 자국민 납북자에 대해 무관심 할까라는 점이다. 일본에서 납치문제가 자극적으로 다뤄지며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측면이 있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납북자 문제는 단 한번도 제대로된 관심을 받은 적이 없다.

일본 정부가 현재 주장하는 일본인 납북자 수는 17명이다. 우리 정부가 추정하는 납북자 수는 516명이다. 516명 인권의 무게가 17명보다 가벼울 리 없다. 이런데도 정치권에서 대북 정책 관련 납북자 문제 해결을 주요 과제로 꺼내는 경우를 거의 보지 못했다. 당장 내년이 대선이지만 납북자 문제는 전혀 거론되고 있지 않다.

정치권을 탓할 수만도 없다. 정치인들은 여론이 주목할 만한 사안에 관심을 갖는다. 정치권이 관심이 없는 건 우리 사회가 516명의 납북자들을 잊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오피니언부 = 신윤재 기자 shishis111@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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