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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북자가족들 인터넷 호소 "정부는 위로 한번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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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3,392회 작성일 04-10-25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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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2000.08.21 (월) 18:47 동아일보

“이제 울지 맙시다. 아직도 우리에게 흘릴 눈물이 남아 있나요. 이제부터는 울지 말고 당당히 요구합시다. 우리가 남몰래 눈물을 흘려왔던 나날이 벌써 수십년이지만 그 흘렸던 눈물의 보상은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차라리 이제 아쉬움이나 간절함의 눈물보다 분노의 눈물을 흘립시다.”

남북 이산가족들이 서울과 평양에서 상봉중이던 17일, 한 납북자의 가족이 납북자 가족모임 홈페이지(www.comebackhome.or.kr)에 올린 호소문 중 일부다.

이 홈페이지에는 최근 남북간의 이산가족 상봉 논의에서 납북자가 철저히 배제된 현실에 대해 그 가족들이 진한 배신감을 토로하며 쓴 글들로 가득 차 있다. 특히 우리 정부가 비전향 장기수 62명의 북송을 결정하면서 이들의 감정은 더욱 격해진 상태.

한 납북자 가족은 “북한은 줄기차게 비전향 장기수 문제를 들고 나와 북에 충성하는 사람을 끝까지 버리지 않는다는 인식을 심어줬고 송환을 관철시켰다. 그런데 우리 정부는 납북자 가족들에게 위로의 편지 한 장 보낸 적이 없으니 어떻게 이 정부를 ‘국민의 정부’라고 생각하겠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들이 그동안 겪었던 가장 큰 고통 중의 하나는 ‘남과 북 양쪽에서 버림받았다’는 사실. 한 가족은 “납북자가 간첩과 동일시되던 시절 우리는 가족을 빼앗기고도 죄인처럼 숨죽여 살아야 했다”며 울먹였다.

“나는 어릴 때 친구들이 아버지에 대해 물어보면 그냥 ‘병으로 돌아가셨다’고 거짓말을 했다. 어린 마음에 아버지가 북에 계신다는 사실 자체가 무섭고 두려웠다. 간첩으로 내려와도 사상전향을 안했다는 이유만으로 비전향 장기수들은 특별대우를 받는데 우린 아직 아버지의 생사도 모른다.”

남북 이산가족들이 50여년만에 상봉했던 광복절의 그 감동도 이들에게는 슬픔이었다. 아버지가 납북된 뒤 어머니와 단 둘이 살고 있다는 한 가족은 상봉 이틀째인 16일 ‘TV를 봐서는 안된다’는 글을 통해 이렇게 심경을 밝혔다.

“평소에는 항상 뉴스를 봅니다. 하지만 어제는 보지 않았습니다. 많은 이들이 TV 앞에서 가족상봉의 순간을 지켜보며 감격스러워 하는데 왜 저는 옥상에 올라가 하늘만 멍하니 바라보고 있어야 합니까.”

지금 이들의 홈페이지에는 가족들의 절절한 심경을 담은 글 120여편이 올라 있다. 그리고 이 홈페이지 첫 화면에는 납북자 가족들 모두의 심경을 웅변하듯 이런 시가 적혀 있다.

<이완배기자>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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