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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허옇네” “세월이 얼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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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9,981회 작성일 07-11-22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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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5년 납북됐던‘천왕호’선원 3명이 21일 처음으로 만났다. 왼쪽부터 최욱일, 이한섭, 고명섭씨.
/이명원 기자 mwlee@chosun.com


납북 ‘천왕호’ 선원 3명 32년만에 감격의 재회

“죽지 않으니 만나는구나. 왜 이렇게 늙었어.”

32년 만에 북한을 탈출해 지난 9월 남한 땅을 밟은 ‘천왕호’ 선원 이한섭(63)씨가 21일 같은 배 선원이던 최욱일(67), 고명섭(63)씨를 만났다. 최씨는 올해 1월, 고씨는 2005년 각각 귀환했다. 세 사람이 함께 만난 것은 1975년 납북 이후 처음이다.

최씨와 고씨는 이날 이씨의 얼굴을 곧바로 알아보지 못했다. 고씨는 “얼굴이 몰라보게 쪼그라들었다”고 했고, 최씨는 이씨의 모자를 벗기며 “머리가 왜 이렇게 셌냐”고 했다. 이씨는 “세월이 얼만데…”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32년 전 동해상에서 이들을 납치한 북한은 “10개월만 교육 받으면 (남으로) 돌려보내 준다”고 약속했다고 한다. 그러나 10개월이 지나자 북한은 천왕호 선원 33명을 북한 전역으로 분산시켰다. 최씨는 “당시 선원들은 벽에 머리를 찧고, 단식하고, 옥상에서 뛰어내리겠다며 귀환을 요구했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 결과 이한섭씨는 평남 회창의 금광, 최욱일씨는 함북 김책의 농장, 고명섭씨는 평남 성천의 양계장으로 각각 끌려갔다.

이씨는 “2000년 남북정상회담 때 비전향장기수 63명이 북으로 온 것을 보고 나도 (남으로) 돌아갈 희망을 품었다”고 했다. 그러나 “이후 7년을 기다렸지만 결국 돌아갈 방법은 탈북뿐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이씨는 최씨를 보더니 “만나면 혼을 내주려고 했다”고 밝혔다. 최씨의 소개로 천왕호를 탔기 때문이다. 그런데 “만나니 눈물만 나오지 주먹이 나오지는 않더라”며 최씨의 손을 꼭 잡았다. 세 사람의 상봉은 최씨의 임대아파트 입주 집들이를 위해 이씨와 고씨를 초청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웃음이 넘치던 세 사람의 표정도 북에 두고 온 가족 이야기가 나오자 모두 굳어졌다. 고씨는 “(내가) 탈북한 뒤 가족들이 다른 곳으로 끌려가 생사를 모른다”며 한숨을 쉬었다. 이씨는 “북에선 남한 가족이 그립더니, 지금은 북한 가족들 걱정에 잠이 안 온다”고 했다. 그러자 최씨는 “남북정상회담과 총리회담을 했지만 북에 있는 가족들과 동료 선원들의 생사조차 모른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말했다.

현재 북에는 국군포로 500여명과 납북자 500여명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돌아온 국군포로는 70여명, 납북자는 6명뿐이다. 최성용 납북자가족모임 대표는 “납북자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는 정부가 무슨 자격으로 유엔의 북한 인권 결의안에 기권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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