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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아버지가, 남편이 납북자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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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0,068회 작성일 07-12-03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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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끝난 제9차 남북적십자회담에서 남북 양측은 이산가족 대면 상봉을 남북 각각 연간 400명 정도로 확대하고, ‘전쟁시기와 그 이후 생사를 알 수 없는 사람들’의 문제를 이산가족 문제 테두리 안에서 계속 해결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전쟁시기와 그 이후 생사를 알 수 없는 사람들’이란 국군포로와 납북자를 의미하는 것으로, ‘납북은 없다’고 주장하는 북한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만든 말이다. 고이즈미 전 총리가 북한을 방문해 일본인 피랍자와 그 가족까지 일본으로 데려가는 것과 비교해 볼 때 ‘납북’이란 단어조차 제대로 쓰지 못하는 우리의 납북자 가족들이 느껴야 할 상실감과 허탈감은 적지 않다.

남북 정부가 납북자 문제를 외면하는 동안 고령의 납북자와 그 가족들은 비통과 절망 속에 하나 둘 세상을 뜨고 있다. 지난 8월에는 거제도 농소마을에 살던 유우봉 할머니가 오매불망 납북된 남편을 기다리다 남편 사망 소식에 농약을 마시고 스스로 목숨을 끊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그리고 최근에는 1972년 동해상에서 북한 경비정에 납북돼 고향으로 돌아갈 날만 기다리던 납북어부 남정렬씨가 두 달여 전 영양실조로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서른 한창 나이에 남편을 잃고 35년이란 긴 세월 동안 남편만을 그리다 늙어버린 남씨의 아내는 남편 사망 소식에 “죽었으면 시체라도 갖다 달라”며 오열했다. 남편의 사진을 부여잡고 통곡하던 그녀는 어느새 이를 앙다물고 “이번 대선에선 그 누구도 찍지 않겠다”며 “남편의 생사조차 알려주지 않는 통일부 앞에서 목을 매 죽겠다”고 절규했다.

정치적 고려에 따라 납북자 문제는 외면당하기 일쑤였다. 그러나 책임 있는 정부라면 더 이상 자국민 보호의 책무를 미뤄서는 안 된다. 납북자 문제를 따뜻하게 보듬는 대통령을 기다린다.




안준호·전국뉴스부 libai@chosun.com

입력 : 2007.12.03 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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