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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부는 행방도 모르는 23년 전(前) 사진 속 납북어부 3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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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7,172회 작성일 08-05-20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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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북어부 31명이 23년 전인 1985년 원산에서 집단교육을 받으며 찍은 빛 바랜 사진이 19일 조선일보에 실렸다. 이 중 22명의 신원이 가족이나 탈출해 온 동료 납북자들에 의해 확인됐다. 정복식, 김용봉, 정철규, 최효길…. 1960~1970년대 고기잡이 나갔다가 북에 끌려가 돌아오지 못하는 이들이다.

사진 속 얼굴들은 지쳐 있다. 한 가닥 웃음기도 없다. 세뇌교육을 받으며 혁명전적지를 둘러보면서도 마음은 고향의 아내·자식·부모에게 묶여 있었을 것이다. 30~40년이 흘러 그 그립던 남편·아버지·아들 얼굴을 다시 본 남녘 가족들은 반가움도 잠깐, 더욱 아프게 도지는 한(恨)에 가슴이 찢어진다.

사진 앞줄 얼굴 갸름한 박시동씨의 아들은 돌아가신 어머니 제삿날에 아버지 제사를 함께 모셔 왔다. 그 아버지로부터 8년 전 "나 북한에 살아 있다"는 편지를 받고 나서 그리움에 사무친 하루하루를 살아왔다. 사진 속 아버지는 지금 아들보다 젊다. 아버지가 그 오랜 세월을 건너 지금 북한 땅 어디에서 무얼 하고 계시는지, 아직 살아 계시기는 한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모든 납북자 가족의 마음도 다르지 않다. 37년 전 납치된 박동순씨의 딸 연수씨는 작년 남북정상회담 때 아버지 젊은 시절 사진을 꺼내 놓고 평양거리 환영인파를 찍은 TV 화면을 수십 번 되돌려 가며 봤다. 네 살 때 납치된 아버지 얼굴을 혹시나 인파 속에서 찾을 수 있을까 해서였다. 연수씨 어머니는 남편 납북 후 8년이 지나도록 끼니 때마다 남편 밥을 아랫목에 묻어 뒀다. 한 마을 남편들이 한꺼번에 납북돼 졸지에 과부마을이 됐던 거제도 농소마을의 유우봉 할머니는 작년 8월 농약을 마시고 목숨을 끊었다. 북에서 남편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나서다.

납북자 가족들 소망은 내 아버지, 내 아들이 북한 어디에서 어떻게 살고 있는지, 죽었으면 언제 어떻게 어디에 묻혔는지 알려나 달라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생사 확인은 고사하고 이번에 공개된 사진에서 동료 납치자들이 실명(實名)을 확인한 22명 가운데 9명은 지금까지 납북된 사실을 파악하지도 못하고 있었다. 정부가 국민 중 누가 납북됐는지 알 생각도 하지 않았다는 말이나 다름없다. 세계에 이런 정부는 없을 것이다.

납북어부와 가족들 나이를 생각해 보라. 이젠 정말 시간이 없다. 정부는 납북자 가족의 뼈에 맺힌 한(恨)에 뭐라 대답이라도 해 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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