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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정용석/국군포로-납북자 송환 적극 나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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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4,064회 작성일 04-10-25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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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정용석/국군포로-납북자 송환 적극 나서라

[정치] 2000.08.20 (일) 15:01 동아일보


정부는 비전향 장기수 출소자 62명을 9월 2일 북한에 송환하기로 했다.

이들이 북한으로 들어갈 때 그립던 가족을 만나고 7년 전 이인모씨처럼 영웅대접을 받으며 노후를 잘 보낼 수 있다는데서 인간적으로 축복을 보내고 싶다.

그러면서도 정부가 북한에 묶여있는 국군포로 및 납북자들의 귀환을 방치해둔 채 장기수만 서둘러 보내준다는 데서 한구석 심리적 갈등이 인다.

북한 억류자의 송환 없는 장기수만의 일방적 북송은 북한 억류자와 장기수간의 호혜적 송환의 형평성과 대북 접근자세의 심각한 문제점을 제기한다는 데서 그렇다. 정부쪽에서는 이산가족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기 위해서는 장기수를 북송하지 않을 수 없는 고충도 있다고 했다. 이산가족 상봉 대가로 비전향 장기수 북송을 허가했고 교환조건으로 썼다는 우회적 설명으로 들린다.

그러나 1985년의 이산가족 교환방문은 장기수의 북송 없이 실현될 수 있었다. 그때는 지금처럼 금강산 관광비로 외화를 북한에 송금한 일도 없었고 비료나 소떼를 몇차례씩 서둘러 보낸 일도 없었다. 오직 이산가족 대 이산가족만의 호혜적 교환방문이었다.

저같은 선례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북한에 장기수 북송을 덤으로 끼워주었다는 것은 기존의 상호주의 원칙을 스스로 저버린 것이요, 지나친 양보로 볼 수밖에 없다. 정부는 장기수를 북송키로 함으로써 이것을 대가로 빼오려던 북한 억류자들의 송환 지렛대를 스스로 내던진 셈이다. 앞으로는 ‘김정일 장군님의 배려’만 기다리는 처지가 되었다.

북한 억류 국군 포로 생존자는 탈북 포로들의 증언 등을 통해 확인된 것만도 343명이며 이들의 송환에 대한 국민적 열망은 날로 뜨거워지고 있다. 북한에 강제 납북된 어부 등 귀환하지 못한 사람들도 454명이나 된다. 그리움에 견디다 못한 납북가족들은 8·15 이산가족 상봉 장소인 워커힐호텔에서 “월북자 가족도 만나는데 납북자 가족은 왜 못 만나느냐”며 눈물겨운 항의시위를 벌였다. 수년 전 어느 납북자 부인은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남편에 대한 망부(望夫)의 한을 끝내 못이겨 아파트 옥상에서 몸을 던져 스스로 목숨을 끊기까지 했다.

북한 억류자들의 가족 생각도 저와 같이 처절한데 비전향 장기수를 보내주면서 그들의 남송(南送) 장치를 마련하지 못했다는 것은 보통 상식으로 이해할 수 없다. 북한 억류자 가족들은 월남 이산가족에 비해 수적으로 적고 어부 등 힘이 없는 사람들이며 선거 투표수마저 얼마 안되기 때문에 소홀히 하느냐는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정부가 장기수를 북송해주기로 했으면서도 국군포로 및 납북자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는 것은 국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잃게 하고 호국정신을 훼손케 하는 처사로 간주될 수 있다. 북한에 억류돼 있는 국군포로는 공산주의 침략으로부터 조국의 자유민주체제를 수호하기 위해 생명을 바쳐 전쟁터에 뛰어든 영웅들이다. 조국은 6·25 전사들의 값진 희생으로 오늘의 자유와 번영을 누릴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조국은 그들을 버렸다.

미국은 6·25전쟁 때 행방불명된 전사자의 뼈조각 하나를 찾아내 가족의 품에 돌려주기 위해 수백만 달러와 외교적 노력을 아낌없이 쏟고 있다. 그렇지만 정부는 살아있는 전사들의 귀환을 위해서조차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느낌이다. 이러고서도 비상시 젊은이들에게 조국 수호를 위해 전쟁터로 나서라고 명령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

여기에 반해 북한은 철저히 보상해주고 챙겨준다. 8·15 이산가족 교환방문 때만 해도 북한은 서울로 내려온 100명을 모두 월북자들로 선발했다. 더 나아가 북한은 비전향 장기수의 송환 또한 관철시켰다. 도대체 햇볕정책은 무엇을 위한 것이며 남북정상회담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묻고 싶다.

정부는 국군 포로 및 납북자 송환에 적극 나서야 한다. 급한대로 일부 국군 포로 및 납북자 가족들도 앞으로 추진될 남북 이산가족 교환방문단에 포함시키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 동시에 근원적인 귀환책을 서둘러 마련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을 거듭 강조해둔다.

정용석<단국대 교수·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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