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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북자가족들의 일그러진 가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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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576회 작성일 04-10-26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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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귀원기자 = "간첩선만 나타나면 가족들이 수시로 관계기관에
끌려가 고초를 당했습니다."

"집안 제사를 모시러 갔는데 친척들이 빨갱이 식구라며 대문을 열어주지 않아
그냥 주저앉아 한없이 울었습니다."

지난 9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11층 배움터에서 열린 인권위 관계자들과
납북자 가족들의 간담회에서는 가족들의 한 맺힌 목소리들이 터져나왔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간담회는 연좌제 등으로 인권침해를 당했다며 납북자 가
족모임이 지난 2002년 11월 제기한 진정과 관련, 인권위측이 납북자 가족들로부터
증언을 듣기 위해 마련한 자리.

승용호를 타고 조업을 나갔다 67년 5월28일 연평도 근해에서 납북된 이선일(53)
씨의 형 광일(55)씨.

전북 군산에 있는 섬 개화도에서 생선장사를 하는 광일씨는 "경찰들이 집안 곳
곳에 도청장치를 설치하고 밤이면 마루 밑에 숨어지냈다"며 "간첩선이 나타나면 큰
형(63)을 시작으로 줄줄이 붙들려가 고초를 겪었다"고 말했다.

광일씨는 또 "빨갱이 집안이라는 딱지 때문에 8남매(5남3녀) 중 그 누구도 시집.
장가도 가지 못하고 섬에 묶여 살고 있다"며 가족들이 그동안 감내한 고통을 토해냈
다.

선일씨는 2000년 8월 중국으로 탈북하는데 성공했으나 국내 입국을 기다리다 이
듬해 5월 병으로 중국 현지에서 사망했다.

안영36호를 타고 고기잡이에 나섰다 72년 2월4일 납북된 김석만(58)씨의 누나는
"친정 부모 제사를 챙길 사람이 없어 명절 때 시댁에 가본 적이 거의 없다"며 "납북
된 동생을 만나기 위해 이산가족 상봉신청까지 했지만 소식이 없다"고 말했다.

김씨의 막내 여동생 영희(42)씨는 "오빠의 납북으로 가계가 어려워져 초등학교
도 나오지 못한 나도 피해자"라며 "오빠의 생사라도 하루 빨리 확인됐으면 좋겠다"
고 호소했다.

69년 6월10일 납북된 순호에 탔던 임모(66)씨의 누나는 관계 당국이 시댁 식구
들까지 감시를 하자 결혼생활을 지속하지 못하고 이혼까지 했다.

73년 11월 꼬막 채취 어선인 대영호를 탔다 서해상에서 피랍된 뒤 지난해 중국
을 통해 탈북, 귀환한 김병도(51)씨의 어머니 이주순(81)씨는 "제사를 모시러 갔는
데 일가 친척들이 대문을 열어주지 않아 주저앉아 한없이 울었다"며 "감시를 당하는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친척들의 외면은 견디기 더 힘들었다"고 말했다.

납북자가족모임 최성용 대표는 29일 납북자 가족들이 연좌제로 인해 고통을 당
한 것은 물론, 빨갱이 집안이라는 꼬리표 때문에 친척들로부터 외면당하고 가장이
납북되면서 가난을 대물림하는 현상은 대부분의 납북자 가족들에게서 볼 수 있는 공
통된 현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납북자 가족들에 대한 감시와 연좌제 등은 지난 김영삼 정부를 시작으로
잦아들기 시작, 현재는 거의 없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가인권위는 납북자가족모임이 연좌제 등으로 인권침해를 당했다며 2002
년 11월 제기한 진정에 대해 피해실태 조사와 특별법 제정 등을 관계 당국에 권고,
납북자 문제 해결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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