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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떠날 국회의장 만난 납북자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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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652회 작성일 04-10-26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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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에서 간첩 내려왔다는 소식만 나오면 형사들이 가족들을 일일이 찾아다녔어요. 혹시 남편이 다녀갔나 감시하기 위해서지요. 심지어 애들 학교까지 찾아가 애들이 친구들 눈치보고 놀림도 받았어요. 납북자 가족이라고…. 한동안 외국에도 못 나간 자식들이라 지금까지 볼 면목이 없습니다. ” 1975년 납북된 남편 최우일(65)씨와 관련된 지난 얘기를 꺼내며 양정자(64)씨는 울먹이기 시작했다.

27일 오전 국회의사당 박관용 국회의장실. 납북자 가족모임 최성용(52) 대표를 비롯한 5명의 납북자 가족이 찾아왔다. 지난 4월 국가인권위원회가 “납북자 가족들에 대한 진상규명을 통한 명예회복과 보상이 필요하다”며 권고했으나 국회의원들이 아무런 반응이 없자 항의차 의장실을 찾은 것이다.

“어민은 국민 아니냐” “고이즈미 총리를 본받아라”는 말이 오갔고, 그때마다 박 의장 표정은 무겁기만 했다. “이제서야 여러분을 만난 게 만시지탄”이라며 운을 뗀 박 의장은 수차례 위로의 말을 건넸으나 결국은 “미안합니다. 해야 할 일을 못 하고 가서…”라는 말로 끝을 맺어야 했다. 닷새 후면 16대 국회 종료와 함께 정계를 은퇴하는 자신의 처지 때문이었다.

면담을 끝내고 국회 문을 나서는 최 대표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의원들이 보였다. 닷새 후 ‘졸업’을 앞둔 국회의원이 보좌진과 마지막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이었다. “그래도 만나준 게 어딥니까. 청와대와 정당에선 면담은커녕 근처에도 못 오게 하는데. ”

충남 서천에서 새벽차로 상경한 최 대표는 “노무현 대통령도 2000년 해양수산부 장관 때 우리를 불러다 위로해주며 격려금 200만원도 줬다”며 “그러나 청와대에 들어간 뒤엔 우리가 두 번 만나달라고 부탁해도 묵묵부답”이라고 말했다.

발행일 : 2004-05-28 A3 [종합] 기자/기고자 : 한재현
한재현·사회부기자 rooki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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