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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납북자 가족 이연순씨"남편을 돌려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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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458회 작성일 04-10-25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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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주요뉴스, 정치] 2000.08.23 (수) 16:32 중앙일보

남북 이산가족들이 50년만에 극적으로 다시 만나던 지난 15일,납북된 남편과의 기약없는 재회를 그리며 이미 말라버릴대로 말라버린 눈물샘을 애써 다시 연 이연순씨(52.여)

이연순(52.여)씨는 94년 중국에서 선교활동을 하다 95년 7월 9일 납북된 안승운(56) 목사의 부인이다. "7월 25일 집으로 돌아가겠다” 는 전화 한 통을 받은 것이 남편과의 마지막 인사가 되었다.

내달 2일 비전향장기수 63명이 북한으로 송환된다는 소식을 접한 이씨는 '행여나'하는 실낱같은 희망을 다시 한번 품어본다.

납북자 가족들은 비전향자기수들의 북한 송환과 연계해 북으로 끌려간 혈육들의 귀환 문제가 해결되기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러한 조치가 실현된 징후는 좀처럼 나타나지 않고 있다.

안목사의 부인 이씨는 97년 4월과 7월에 각기 두 딸을 시집보냈다. 가장 축복받고 즐거워야 할 날에 남편없는 빈자리가 더욱 쓸쓸했다는 이씨는 또 눈물을 훔친다.

“3년안에 남편이 돌아올 것 같다. 왠지 그런 느낌이 든다”

이씨는 “이렇게 작게 하나씩 하나씩 이루어나가면 작은 시내가 모여 바다를 이루듯 언젠가 우리 뜻이 이루어지고 말거다” 며 다짐하고 또 다짐한다.

다음은 이씨와의 인터뷰.

- 남편이 어떻게 납북되었나?

남편은 신학원을 졸업하고 선교 사역을 원했다.여의도 순복음교회에서 92년 목사 안수를 받고 94년 중국에 파견되어 선교활동을 시작했다. 북한선교에도 관심을 갖고 있었는데, 아마 북측에서 위험인물로 지목한 것 같다.

당시 남한엔 귀순자들이 남하해 기자회견도 하고 많은 환영을 받았다.

북한에서는 이런 상황을 못마땅하게 생각했었는데, 마침 눈에 가시같던 안승운 목사를 귀순 명목으로 납치한 것이다. 기자회견도 하고 환영식을 해 줘 겉으로는 귀순한 것처럼 속였다. 정치적 희생양이 된 셈이다.

- 북한선교에 관심이 있었다면 귀순이라고 볼 수도 있지 않나?

납치당시 안목사는 중국에서 가족이 함께 살 아파트를 둘러본 후 차에 탔다. 그런데 누가(당시 범인 이경춘) 잠깐 보자고 해서 차에 지갑과 안경과 3,000달러를 놓고 내렸다고 한다.이미 북으로 갈 마음의 준비를 했다면, 차에 그 많은 물건들을 두고 내렸을 리가 없다.

- 납치후 남편 문제가 어떻게 처리되었나?

그동안 줄곧 기도원에서 기도하느라 남편이 어떻게 됐는지 소식도 몰랐다. 납북된 지 보름여만인 7월 26일 외신을 통해 남편이 북한에 납치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을 뿐이다. 그동안 국내외 기자들이 몰려와서 사진도 가져가고 취재를 하느라 집안이 북새통이 됐다. 그 후 중국당국에서 수사를 재개해 범인 두 사람을 잡아 각각 2년형을 선고했다.

남한 당국은 중국에서 협조해 안목사 송환을 북한에 요구할 줄 알았으나 도와주지 않았고 수사는 그것으로 종결됐다. 중국정부에서 조금만 협조했어도 충분히 송환됐을 지도 모른다. 가슴이 아프다.

- 범인은 어떤 사람들이었나?

범인은 북한에서 안목사 납치를 위해 철저히 훈련된 납치조다. 명목은 중국 드나들며 무역한다고 하면서 안목사와 친분관계를 만들어왔다.

중국에 나와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런 납치조들이라고 한다. 안목사가 북한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이용해 귀순한 것으로 각본을 미리 짠 것이다.

- 납치되었단 소식을 들은 후 새롭게 접한 소식은 없나?

남편이 납북된 후 기도원에서 줄곧 철야기도를 하느라 기사를 제대로 접할 기회가 없었는데 북한에 들어갔다 나온 재일 교포들이 안목사를 교회에서 봤다고 연락을 해 왔다. 안목사는 “봉수교회” 에서 목회활동을 하는 걸로 되어있다.

- 납북자 가족모임은 언제 만들어졌으며 어떤 활동을 전개하고 있나?

남편을 되찾아야겠는데 혼자 힘으로는 어떻게 시작할 지 몰라 답답해 하고 있던 중 납북자 대표 최우영(31.여.)씨에게 연락이 왔다. 마음이 맞는 다른 납북자 가족들과 모여 2000년 2월 28일 모임을 만들었다.

그 후 김영삼 대통령, 클린턴 대통령 등에게 서신으로 답답한 심경을 알렸으며, 남북 정상회담에 즈음해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도 서신을 보냈다.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때는 워커힐 호텔 옆에서 시위하면서 많은 외신기자와 만나 인터뷰도 했다. 22일엔 장기수 송환에 맞춰 신인영씨등 장기수들에게 편지를 전달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들은 “이념과 사상을 떠나서 추진해 보겠다”고 말했다.

- 북에 서신후 답장을 받았나?

답장을 바란 것이 아니라 김위원장이 보고 마음을 돌려주길 바라는 심정으로 보냈다. 김위원장이 인터넷에 관심이 많다는 얘기를 듣고 우리 사이트가 있으니 들어와서 봐달라는 마음으로 편지를 썼다. 우리를 알리기 위해 방송출연도 많이 했다. 편지를 열어봤는지의 여부는 모른다.

-그래도 안목사의 경우는 사정이 나은 편인 것 같다. 다른 납북자들의 경우는 어떤가?

454명 납북자 중 어부가 407명이고 나머진 비행기 납치, 외국유학중 납치 된 사람들이다. 특히 어부들은 소식을 접하기가 더욱 힘들다. 국정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정치범 수용소에서 인간이하의 삶을 살고 있다고 한다.

- 가장 견디기 힘든 점은?

내 아들딸과 자식도 있고 내 삶이 있는데 차라리 잊었으면 하는 생각도 있었다. 그러나 남편을 되돌리는 노력을 늦출 수도 없다.

납북자 송환요구는 기본적 인권에 해당하는 문제이다. 귀순한 사람들은 대접이 좋다. 그러나납북자들은 권리와 자유가 없다. 항상 감시자가 쫓아다닌다. 절대 다른 사람이 옆에 접근 못하게 하고 기도끝나기가 무섭게 데리고 나간다.

- 꼭 하고 싶은 말은?

왜 죄없는 사람을 지금까지 억류하고 있는가. 간첩교육을 받은 것도 아니고 북한이 좋아서 간 것도 아닌데 평범한 사람을 왜 붙들고 있는가. 억울하게 갇혀있는 납북자들을 외면하는 현실에 통탄할 뿐이다. 너무 억울하고 가슴이 찢어진다.

김대중 대통령과 만나서 직접 대화를 하고 싶다. 우리의 마음을 대통령에게 토로하고 싶다. 대화하기 전까진 납북자 가족들의 심정을 모를거다.

인도적 차원에서 본다면 납북자들은 정치적 이념 때문에 희생양이 된 사람들이다. 적극적으로 정부에서 나서줬음 좋겠다.

- 앞으로의 계획은?

28일 납북자 가족 몇 사람이 장기수 송환대상자중 신인영, 우영각씨와 함께 안연근 국회의원 사무실에서 만나 정식으로 납북자 송환을 촉구할 예정이다.

- 신세대들은 특별히 통일문제에 큰 관심이 없는 것 같다. 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통일 2세대들은 1세대보다 많은 걸 느끼지 못한다. 무엇보다 지금의 1세대가 다 사라지기전에 빨리 통일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 신세대들도 관심을 갖고 통일은 이루어져야 하고 만날 사람은 만나야 한다는 것을 느끼게 되길 바란다.

Joins.com 정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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