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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싶어요” 또 납북어부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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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140회 작성일 05-11-28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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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천왕호’ 허정수씨, 여러번 탈북실패
함께 납북된 형은 모진 고문으로 숨져
가족들 “정부에 구명요청 번번이 묵살”

[조선일보 안준호 기자]

“연로하신 아버님과 동생들을 보고파 참을 수 없다. (가족을 만나려고 탈북을) 여러 번 시도했으나 엄격한 통제와 감시 때문에 이제는 도저히 움직일 수 없다. … 아버님, 이 불효자식 잊으시고 몸 건강히 오래오래 사세요.”


1975년 8월 동해상에서 오징어잡이배 ‘천왕호’를 타고 출어했다가 납북됐던 선원 허정수(53)씨가 지난 7일 이 같은 내용의 구명(救命) 편지를 남한의 동생(용근·49)에게 보낸 것으로 27일 확인됐다. 정수씨는 이 편지에서 “여기 형편은 하루하루 어려워만 간다. 현재 감시대상으로 취급받고 있어 소식을 전하기도 어려운 형편이다. 너무나 많은 두려움이 닥치고 있다”고 썼다.


정수씨의 편지는 이번이 세 번째다. 첫 번째 편지는 작년 2월 역시 용근씨에게 왔다. 납북자가족모임 최성용(崔成龍·53) 대표가 편지 전달을 주선했다. “하나밖에 없는 형님마저 잃고 보니 더욱더 고향이 그리워지고 하루 빨리 만나보고 싶은 충동만이 맥박친다….” 정수 씨와 함께 납북됐던 형 용호씨는 2001년 11월 사망했다. 술김에 고향과 부모형제에 대한 그리움을 털어놨다가 북한 당국의 모진 고문 끝에 죽었다고 한다. 정수씨는 작년 4월엔 형과 함께 부부동반으로 찍은 사진과 함께 두 번째 편지를 보냈었다.


정수씨는 편지 두 통을 동생에게 보낸 뒤 작년 5월 탈북을 시도했으나 감시가 심해 실패했다. 작년 9월 두 번째로 국경을 넘으려 했으나, 주변의 신고로 또다시 붙잡혀 모진 고문을 당했다. 최 대표는 “허씨의 탈북을 돕기 위해 북에 들여보낸 사람이 ‘허씨가 얼마나 맞았는지 자리에서 일어나지도 못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27일 서울 송파구 납북자가족모임 사무실에서 만난 동생 용근씨는 “형의 사진과 편지를 받고 정부에 구명을 요청했지만 송환은커녕 생사확인조차 못했다”며 “큰 형도 고문으로 잃고 이제 작은 형마저도 보지 못하게 생겼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여동생 금자(45)씨는 “오빠들이 납북된 후 어머니(1989년 교통사고로 사망)는 밥 한 술 제대로 뜨지 못했다”며 “오빠에 관해 보도가 되면 오빠의 신변이 위험할 수도 있지만 우리 가족이 희생하더라도 국민들이 납북자에 대한 실상을 제대로 알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정부는 1987년 납북된 동진호 선원 임국재씨가 편지와 사진을 보내와 구명을 요청했을 때도 묵살했다”면서 “480여명의 납북자 생사확인과 송환을 촉구하기 위해 허씨 가족이 희생하기로 한 정신을 정부와 국제기구는 결코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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